"인간愛에 대한 끌림... 자극적이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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끌림 - ![]() 이병률 지음/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 2005년7월1일 304쪽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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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주변의 소소함에 대한 아름다움,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.
왁자지껄이 아닌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
단지 배낭을 하나 메고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.
만화책처럼 그림이 많이 들어간 책은 스토리를 이미지로 보여줌으로서
자신의 상상력을 절제시키지만
이 책의 사진들을 보면 머릿속에 더욱더 커다란 상상의 그림을 그리게 한다.
처음 읽었을 땐 작가가 왜 이런 글을 썼을까 잘 이해가 안되었지만,
두 번 세 번 읽으면서
아... 그냥 읽으면서 현재의 감정 그대로를 느끼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."
* 여행갈때 가져가고 싶은 것 : 책, MP3, 커다란 여행지도, 커피를 담을 보온병, 愛人
인상깊은 부분
#003: 멕시코 이발사
멕시코의 곤잘레스 할아버지는 기막힌 이발사였어. 60대의 할아버지였는데 그 손길, 있잖아. 일개 머리통에 불과한 것을 대하는 자세가 예술적이었어. 뭐랄까, 배려가 넘치면서, 정확하고, 심지어 부드럽기까지 했는데 중요한 건 이 모든 걸 전혀 생색내지도 부러 드러내려 하지도 않았다는 거야.
압권은 역시 면도였어. 그는 세 개의 컵을 가져다 나에게 향을 맡게 했는데 비누 거품을 만드는 그 통엔 각각 향이 다른 비누가 담겨 있었거든. 그중에서 맘에 드는 걸 고르게 하는 거야. 이 정도면 이 할아버지가 얼마나 프로인지를 알 수 있겠지. 물론 머리 감길 때 역시 손님이 선택한 향비누로 머릴 감겨주더라고. 난 적어도 남을 위한 배려가 그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해. 한 가지 비누만으로 모든 손님의 머릴 감기고 면도를 해주는 것도 뭐 나쁜 일이긴 할까마는 왠지 존중받는 느낌이잖아.
#009: 탱고
내가 자꾸 너의 발을 밟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두 손을 들어 보였더니 강사는 벽에 붙어놓은 사진 한 장을 가르킨다. 알 파치노가 주연한 영화 "여인의 향기" 포스터였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 있다.#020: 살아도 좋고, 죽어도 좋을, 아니 다시 태어나야 할 - 삶과 죽음의 냄새가 난다, 베니스
"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. 하지만 그대로 추면 돼요.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지요."
...
춤을 추는 두 사람은 잔잔한 호수를 걷는 새들처럼 부드럽고 날렵하다. 나는 순간 탱고의 의식 앞에서 그런 생각을 한다. 조금이라도 서로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절대 출 수 없는 춤. 저런 춤을 추는데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. 순간, 벽에 붙은 포스터의 글씨가 이렇게 읽히기 시작한다.
"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.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돼요.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."
아무것도 가진게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.#022: 끌림
가진 게 없어 불행하다고 믿거나 그러지 말자.
문밖에 길들이 다 당신 것이다.
당신은 당신이 주인이었던 많은 것들을 모른 척하지는 않았던가.
파리의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에게 직업을 물은 적이 있다.#032: 왜 이럴까
청년은 대답하기를, 자신의 직업은 파리를 여행하는 것이라고 했다.
그는 파리 토박이였음에도 불구하고
파리를 여행하는 게 일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.
...
몽마르트르 언덕 꼭대기에 올라 파리를 향해
'사랑한다'고 외친 적은 몇 번이던가.
파리의 수많은 장소와 거리,
또는 건물들은 정말 수많은 표정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.
내 인생은 왜 이럴까, 라고 탓하지 마세요.#039: 좋아해
인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
"나는 왜 이럴까......"라고 늘, 자기 자신한테 트집을 잡는 데,
문제는 있는 거에요.
기차역이나 기차 안에서 만난 사람들을 기차가 떠남으로 해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인연을 좋아해. 그 당장은 싫고 쓸쓸하지만 그 쓸쓸함이 여행에 스며드는 걸 좋아해.#045: 영국인 택시 드라이버
거의 걸인의 행색에 가까울 정도여서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슬며시 후회를 하게 됐단다.#049: 뭔가를 그곳에 두고 왔다
"어쩌면 택시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구나."
근데 택시에서 내릴 때가 됐는데
두 배가 훨씬 넘는 택시비를 내더란다.
집에 들어가다가 맥주라도 사 마시라며......
오늘, 안 좋은 일이 있어서
남한테 좀 베풀고 싶은 거니까 받으라고......
...
상대를 일방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위한 방법은,
완전히 이해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.
소중한 누군가를 그곳에 두고 왔다든가#058: 그때 내가 본 것을 생각하면 나는 눈이 맵다
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그곳에 남아 있다면
언제건 다시 그곳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.
물론 그 사람을 데려올 수 있을지 그건 장담 못하겠지만
사람이기 때문에 그곳까지 날아갈 수 있을 거란 생각.
아마 나만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.
여행은, 120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'곳'을 찾아내는 일이며#063: 당신이 머물고 싶은 만큼
언젠가 그곳을 꼭 한 번만이라도 다시 밟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키우는 일이며 만에 하나,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해도 그때 그 기억만으로 눈이 매워지는 일이다.
불심 하나만으로, 오체투지로 몇 개월씩 걸려 조캉 사원으로 향하는 사람들, 일을 하다가도 오며 가며 사원에 들러 공을 들이는 사람들. 길에서 마주치는 어린 승려들의 장난기 섞인 시선에 발길을 늦추고, 동네 여기저기서 밀려나오는 향 연기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모든 세상의 길이 한 겹이 아니라는 걸 알게도 된다.#070: 포도나무 선물
그런 그들 가슴은 평생 가도 울 일이 없지 싶다.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종교적인 민족인 까닭이다. 그들은 지상의 지붕 위에 올라서서 먼 곳을 보며 살아가고 있다. 그 먼 곳에 신비에 가까울 정도의 현실이 꿈틀거리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. 아마, 살아가는 일보다는 우주 중심을 향해 겸허해지기 위해 고개 속이는 일이 먼저라고 믿으며 사는지도......
단지 여인의 아름다움에 홀려 돈도 받지 않고
거저 포도를 주었다면
또다시 그 여인을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.
또 포도나무까지 돈도 안 받고 선물했다면
여인은 굳이 이곳에 포도를 따러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.
무례하지만 돈을 받음으로써 그녀가 그곳에 와야 하는 이유까지도 선물했던 겁니다.

알 파치노 주연의 영화 "여인의 향기", Photo courtesy of BF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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